지난해 중반부터 프로야구에서 실시된 합의판정의 위력이 증명된 경기였다. KIA 타이거즈가 합의판정으로 귀중한 점수를 뽑아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 발 더 앞서가게 됐다.
KIA는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대 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을 거둔 5위 KIA는 6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를 두 게임으로 벌렸다. 반면 힘 빠진 타선 때문에 KIA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한 8위 SK는 KIA와의 승차가 4.5게임으로 더 벌어졌다. SK는 KIA전 6연패를 기록하는 불명예도 남겼다.
정규이닝이 0-0으로 끝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기나긴 0의 행렬은 10회초에 깨졌다. KIA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홍구가 펜스를 직접 맞히는 우중간 3루타를 때려냈다. 김기태 감독은 곧바로 이홍구를 고영우로 교체하고 대타 백용환을 내세웠다. 대타로 나선 백용환이 짧은 중견수 플라이를 때리며 KIA는 기회를 날리는 듯 했다. 그 때 대주자 고영우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다. 육안 상으로도 포수 이재원의 태그가 빠른 듯 했다.
이에 KIA는 곧바로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비디오 화면 상 태그보다 고영우의 발이 홈플레이트에 먼저 닿은 게 확인 돼 결과는 세이프로 바뀌었다. 결국 KIA는 이 귀중한 점수로 승리를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경기에선 투수들의 호투도 빛났다. KIA 선발 임준혁은 데뷔 이래 최다 이닝인 7이닝을 소화하면서 6피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가 이날 던진 102개의 공은 개인 최다 타이기록이다.
당초 이날 SK 선발이었던 김광현이 담 증세를 호소하면서 갑작스럽게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박희수는 1⅓이닝, 박희수한테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채병용은 4⅔이닝을 각각 무실점으로 막았다.
다만 SK는 절호의 찬스에서 번번이 중심타선이 침묵하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SK는 6회말 무사 1, 2루의 기회를 맞았지만 정의윤의 3루수 땅볼 때 3루 주자 박정권이 아웃된 데 이어 최정은 1루수 파울 플라이, 이재원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특히 지난겨울 4년 총액 86억원이라는 역대 야수 최고액을 받은 최정은 전혀 몸값에 맞는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최정은 4타수 무안타 1삼진을 당했다.
한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 경기는 모두 비로 취소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임준혁 막고, 이홍구 치고… KIA 5위 굳히기
입력 2015-08-26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