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의 길 열다] 與 “도발의 악순환 끊었다” 野 “정부의 노력 높이 평가”

입력 2015-08-26 02:35
남북 고위급 접촉 대표단이 25일 새벽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내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무박4일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6개항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통일부 제공

여야는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의 극적 합의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확고한 원칙론’에 초점을 맞추면서 ‘도발 악순환’을 끊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무성 대표는 천안 동남구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 인사말에서 “개성공단 사태에 이어진 박 대통령의 확실한 원칙 고수, 정부의 확고한 원칙과 군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 태세, 국민의 강인한 의지와 단결, 그리고 여야의 초당적 대응 등이 하나가 돼 끌어낸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남북관계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합의사항이 반드시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향후 남북관계 변화에 기대를 하는 모습이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평화적인 접촉, 대화, 교류 등을 늘려 통일에 대한 여망이 실현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 내부에선 과거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성과를 냈던 남북 화해무드 조성의 주도권을 보수정권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경쟁의식’도 감지됐다. 문재인 대표는 여권의 ‘강경론’에 맞서 ‘경제통일론’을 대북 정책으로 부각시키며 차별화 전략을 펴 왔다.

문 대표는 국회 원내대책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협상을 통해 한반도에 조성된 긴장을 해소하는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명백한 사과와 재발방지 (문구)가 없었다는 점에서 미흡하다고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상대가 있는 협상인 만큼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합의”라고 평했다. 다만 문 대표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합의 결과를 발표하며 북한이 지뢰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합의문과 다른 발표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오랜 빙하기를 지나온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합의 결과가 야당의 대화 및 교류협력 주장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