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여한 황병서(66·사진) 군 총정치국장이 25일 조선중앙TV에 나와 이번 접촉을 평가하며 지뢰도발에 대해 “근거 없는 사건”이라고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황 총정치국장은 남측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이유에 대해 언급하며 ‘지뢰’라는 단어를 쓰지 않은 채 “무근거한 사건”이라고만 표현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가지고,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일방적 행동으로 상대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정세만 긴장시키고, 있어서는 안 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황 총정치국장에 앞서 등장한 방송 사회자도 “접촉에서는 남조선 당국의 무근거한 사건을 놓고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일방적으로 재개한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기로 했으며 우리는 그에 따라 선포한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런 태도는 북한이 이번 합의에서 지뢰도발에 대해 포괄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우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황 총정치국장은 이번 남북합의에 대해 “공동의 노력으로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분위기가 마련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남측 당국이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에서 이룩된 합의정신을 진지한 자세로 대하고 그 이행에 적극 나섬으로써 북남관계 발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남북 화해의 길 열다] 황병서 “南, 근거없는 사건 만들어…” 지뢰도발 우회적 부인
입력 2015-08-26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