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중국을 사라”던 유안타증권‘민망’

입력 2015-08-26 02:11 수정 2015-08-26 10:37

중국 증시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이달 초 나온 “중국에 투자할 때”란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유안타증권 서명석 사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국 증시 진단 및 전망’을 주제로 직접 발표에 나섰다. 서 사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은 중국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중국 증시 급락은 펀더멘털(기초여건)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신용거래 관행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 성장률이 안정화되는 국면에서 지수가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단기적으로는 3500~4500에서 움직이고, 장기적으로는 6100까지 오를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 폭락으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지난 6월 12일 5166.35를 찍은 상하이 지수는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급등락을 하며 널뛰기하다 이달 초 3600선까지 내려앉았다. 인민은행이 3일 연속 위안화 절하에 나서면서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다시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24일엔 8.49% 떨어져 2007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25일엔 3000선마저 무너졌다.

중국 지수가 5100선에 달해 고점을 찍자 투자자들에게 매도를 안내했지만 간담회 이후 서 사장의 발언이 부각되면서 난감한 상황이다. 간담회는 당시 중국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중국 시장은 끝났다’ ‘중국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해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키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게다가 삼성증권이 중국투자 축소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양측이 입장이 엇갈린 듯한 상황이 연출됐다. 유안타증권은 국내 유일의 중화권 증권사로 삼성증권과 함께 국내 후강퉁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간담회 주요 내용은 중국이 한국과 인접해 있고, 세계경제 규모 2위 국가인 만큼 현재 잠시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시장이라는 것”이었다며 “현재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중국 증시 폭락을 중국만의 문제로 보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