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신이 프랑스에서 생활한 지 31년 됐습니다. 입양아들이 얼마나 어렵게 적응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지요.”
프랑스의 한국인 입양아 모임인 ‘한국사랑회’ 유승희(59·사진) 부회장은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의 마음으로 입양아를 섬기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약 10년 전부터 프랑스로 입양된 100명과 함께 한국사랑회를 이끌고 있다. 입양아뿐 아니라 그 가족과 현지 한국어학과 학생 등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매년 한 차례 3박4일간 모여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1984년 프랑스로 유학 가 요리를 배운 유씨는 행사에서 한국음식을 입양아들에게 만들어 먹인다.
“좀 커서 온 아이들은 어렸을 때 먹어본 것 같다고 말을 해요. 음식을 직접 만들기도 하면서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하고 실제 한국을 찾는 모임도 생겼어요. 한국말도 조금씩 늘고요.”
3박4일 행사에는 단소, 징 등 전통악기를 배우거나 판소리를 익히는 시간도 있다. 영화 제작이나 음악·문학 활동을 하는 입양아들은 작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에서도 입양아가 찾아온다.
입양아들은 대부분 30, 40대로 유씨의 아들, 조카와 비슷한 또래다. 그는 이들이 자식처럼 애틋하다.
“현지에서 적응하는 게 성격상 맞는 애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아요. 외모가 다르니까 어려움이 있습니다. 입양아끼리 서로 얼굴이 익숙해지면 그곳이 마음의 고향이 되는 것 같아요.” 유씨는 26∼28일 열리는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에서 자신의 경험을 국내외 다른 참가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프랑스의 한인 입양아 모임 ‘한국사랑회’ 유승희 부회장 “어머니의 마음으로 입양아 섬기고 있어요”
입력 2015-08-26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