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값에 산 대포차를 비싸게 되파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적발됐다. 범죄에 가담한 이들 중에는 평범한 회사원이나 자영업자도 대거 포함됐다. 일반인도 ‘부업’ 삼아 대포차를 사고파는 세상이 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포차 거래사이트’를 이용해 고가 외제차를 헐값에 사서 이전등록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팔아 차액을 챙긴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 등)로 대포차 업자 양모(27)씨 등 8명을 구속하고 7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양씨 등은 2011년부터 대포차 1300여대를 665억원에 팔아넘겨 2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수법은 간단하지만 치밀했다. 양씨 등은 급전이 필요하지만 대출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접근해 차량을 리스하거나 할부로 산 뒤 넘기면 돈을 주겠다고 꼬드겼다. 차를 넘겨받으면 곧바로 구매자에게 팔아 차액을 챙겼다. 출고가 7100만원인 리스 차량 ‘벤츠SLK200’을 2200만원에 사들인 뒤 2600만원에 되팔아 400만원을 남기는 식이다.
양씨 등은 대포차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매물 정보를 주고받았다. 탁송기사를 이용해 차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대포차를 매매했다.
검거된 일당 중 57명은 회사원·자영업자 등으로 본래 직업이 있는데도 재테크의 일환으로 대포차 거래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일반인까지 부업으로 대포차 거래
입력 2015-08-26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