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금융 쇼크] 中쇼크에 힘빠진 美 9월 금리 인상론

입력 2015-08-26 02:27
중국발 경제 쇼크가 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몇 주 전만 해도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게 거의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예상을 넘는 중국 경제 둔화로 촉발된 전 세계 주식시장의 연쇄 폭락이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허친스재정통화정책센터의 데이비드 웨슬 국장은 24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나라면 기다리겠다. 금리 조기 인상으로 인한 위험이 너무 늦게 올리는 위험보다 크다”고 말했다.

점점 더 많은 월가 투자자들이 연준이 금리 인상을 늦출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지난 6일 선물투자자 51%가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이날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24%로 줄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올해 9월로 전망했던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3월로 미룬다고 이날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보고서에서 “건강한 미국 경제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정당화한다”며 “하지만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을 더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시작할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미국 경제 확장에 리스크가 높아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 여파와 달러 강세 등으로 미국인들의 소비심리 위축과 기업 수익 악화가 초래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달러 강세는 수입품의 가격을 낮춰 연준이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여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당위론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탄탄한 성장세를 볼 때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곧 발표될 미국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 5월까지만 2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고용시장 상황이 호전된 만큼 더 지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연준이 수개월간 9월 금리 인상설을 시장에 흘려오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연준의 신뢰성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점도 제기된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