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의 길 열다] 北, 남한보다 3분이나 빨리 ‘타결’ 발표… 공동보도문 이례적 신속 보도

입력 2015-08-26 02:22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가 성사된 25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 망향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장재도 포진지가 닫혀 있다(오른쪽 붉은 원 안). 남북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였던 지난 22일 포문이 열려 있던 때(왼쪽 붉은 원 안)와 대비된다. 연합뉴스

북한 매체들은 남북 고위급 당국자 접촉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이례적으로 신속히 보도했다. 발표 준비를 하느라 다소 늦어진 남측보다 3분이나 빨랐다. 그러나 남북이 각각 공개한 공동보도문에서는 일부 차이가 발견됐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25일 오전 2시 음악방송을 중단하고 “내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22일부터 판문점에서 열린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이 24일에 끝났다”고 전했다. 방송은 “군사적 대결과 충돌을 막고 관계 발전을 도모하는데서 나서는 원칙적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하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며 6항으로 이뤄진 공동보도문 전문을 소개했다.

우리 측이 공식적으로 공동보도문 전문을 밝힌 것은 오전 2시3분이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춘추관에서 직접 발표한 시각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또한 25일자에 공동보도문을 공개했다. 전체 6면 가운데 4면 중간쯤에 비교적 작게 처리했다. 서부전선 포격 사건을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긴급보도’라는 제목으로 2면 상단에 크게 보도한 21일자와 대조적이다.

발표 시점은 거의 비슷했지만 북한이 공개한 공동보도문은 남측과 일부 차이가 있었다. ‘준(準)전시상태’ 해제 시점을 ‘확성기 방송 중단 시’로 보다 명확히 했다. 김 실장이 발표한 공동보도문 4항은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지만, 북측은 이 조항을 “북측은 ‘동시에’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로 적었다. 3항에서 남측이 대북방송을 중단키로 한 ‘25일 12시’를 의미하는 것으로, 남측의 방송 중단을 확인한 뒤에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외에 북측은 이번 접촉에 대해 “쌍방은 최근 북남 사이에 고조된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북남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협의했다”고 설명하며 ‘첨예한’이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공동보도문 본문에 앞서 “북과 남은 접촉에서 군사적 대결과 충돌을 막고 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데 나서는 원칙적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하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는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 측의 공동보도문에 일부 차이가 발견됨에 따라 향후 북측이 합의 내용을 뒤집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립 70주년을 전후해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국제사회의 추가 압박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북측이 재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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