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 횟수는 느는데 평균자책점 상승… ‘끝판대장’ 오승환 구위 문제있나

입력 2015-08-26 02:54

‘끝판대장’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사진)이 최근 일본 프로야구에서 아이러니한 상황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마무리의 본업인 세이브는 계속해서 새 기록을 써 가고 있다. 그런데 구위는 예전만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오승환은 지난 23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전에서 38세이브를 거두며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센트럴리그뿐 아니라 퍼시픽리그까지 합쳐도 이 부문에선 오승환의 이름이 맨 위에 있다.

지난해 일본 진출 첫 시즌에 39세이브로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던 오승환은 2년 연속 세이브 타이틀 획득이 확실하다. 이에 더해 일본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46세이브)도 갈아 치울 가능성이 있다.

오승환의 세이브 횟수는 지난해 속도를 능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자주 난타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2.90이다. 지난해 1.76과는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장타를 많이 맞고 있다. 지난해 피홈런은 5개에 불과하지만 올해는 벌써 6개나 맞았다.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도 지난해 0.81에서 올해 1.19로 치솟았다. 1이닝 동안 1명 이상의 주자를 꼭 출루시킨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오승환은 ‘끝판대장’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가끔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지난 20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선 1-1로 맞선 9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다음날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도 3-1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솔로 홈런을 맞고 3대 2로 경기를 마무리 해 세이브를 따냈다. 이렇게 난타를 당하는 이유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시속 150㎞대 돌직구가 최근 잘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승환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래도 팀의 승리를 위해 더 힘껏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내가 많은 세이브를 올린다는 것은 팀이 많이 이긴다는 의미”라며 “좀 더 안정적인 세이브를 많이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