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필·김광수 ‘노장 듀오’ 있음에… 호랑이 KIA, PO 꿈꾼다

입력 2015-08-26 02:52

KIA 타이거즈는 애초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5위로 선전하고 있다. 가을야구 진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24일 기준으로 6위 한화 이글스에 1.5게임차로 앞서 있다.

KIA가 5위로 선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불펜진의 도약이다. KIA 불펜은 이전부터 계속해서 팀의 상승세를 막는 주범이었다. 2012년 평균자책점 4.82로 이 부문 최하위(8위)였다. 2013년에도 5.32로 꼴찌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도 외국인 선수를 마무리로 돌리는 극약처방까지 내렸지만 5.73으로 9개 구단 중 8위에 그쳤다.

KIA는 부실한 허리 때문에 3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며 가을 잔치의 들러리로 전락했다.

그런데 올 시즌 달라졌다. 부실하던 불펜이 재건됐다. KIA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4.55로 이 부문 4위다. 그 중심에 김광수(34)와 최영필(41) ‘노장 듀오’가 있다.

김광수는 5월 6일 한화에서 KIA로 이적했다. 당시 임준섭(26)과 유창식(23)을 중심으로 3대 4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김광수를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트레이드 대상자 7명 중 현재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는 김광수뿐이다.

성적도 매우 좋다. 6월 17일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선 김광수는 25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 KIA 구원 투수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올리고 있다. 2000년 프로무대 입단부터 지난해까지 김광수는 늘 결정적인 순간 무너져 ‘새가슴’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하지만 트레이드를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았다. 이제 묵직한 직구와 날카로운 제구력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고 있다.

김광수는 “나는 여러 불펜 투수 중 한 명”이라면서도 “지금까지 관리를 잘 받고 있어서 힘이 넘친다. 순위 경쟁을 펼치는 팀에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최영필은 올 시즌 46경기에 나와 47⅓이닝을 던지면서 5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하고 있다. 볼넷은 단 6개에 그쳤고 삼진을 37개나 뽑아냈다. 23일 한화전에서도 최영필의 활약이 빛났다. 당시 KIA가 질 경우 5위 자리를 한화에 내줄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영필은 4-4로 맞선 7회 마운드에 나와 1이닝을 깔끔히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최영필은 “우리 팀엔 놀랄만한 구위를 지닌 후배들이 많다. 자신의 볼에 자신감을 갖고 던지라고 자주 말해준다”면서 “나는 그저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