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달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돼 온 전승절 행사 중 한·일 정상회담도 물 건너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회 상황 등을 근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회 상황은 내달 27일까지인 정기국회 회기 안에 참의원에 계류 중인 ‘집단자위권 법안’(안보 관련 11개 법률 제·개정안)을 처리하려는 아베 정권의 구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당초 전승절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열병식에 참석하지는 않되 전승절 전후로 중국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아베 총리의 방중 보류 방침에 대해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은 전승절 행사의 일환인 열병식이 군사적 색채가 강해 미국이나 유럽 각국 정상이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을 고려해 이들과 보조를 맞추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베 총리는 11월 필리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활용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불참’도 거의 확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은 (열병식에) 오지 않는 것 같다”며 “군대도 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집단자위권 법안 발동을 통해 도울 수 있는 밀접한 관계국에 한국은 배제되느냐”는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집단자위권은 제3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아베, 中 전승절 행사 안 간다
입력 2015-08-25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