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北 아킬레스건은 역시 ‘對北 확성기’… 인권 중요성·北 실상도 알려

입력 2015-08-25 02:31
북한이 최고조로 치달았던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대화 카드’를 내민 것은 우리 군이 11년 만에 재개한 대북 심리전 방송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방송 메시지가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의 최전방 부대 11곳에서 하루 8시간씩 내보내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자유의 소리’라는 이름의 FM 방송이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지뢰 도발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지난 10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 방송 내용은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 등 네 부분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외부의 북한 관련 보도나 인권의 중요성까지 다루는 방송에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북 방송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만 세 차례 방문했지만 김정은은 3년 넘게 단 한 번도 외국 방문을 못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대북 방송은 외부와 차단된 북한 주민들에게 파고들어 김정은 체제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젊은 병사들의 마음을 흔드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 남한의 대중가요도 최근 대북 방송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신들이 우리 군의 대북 방송을 ‘반(反)북 선전 방송(anti-North propaganda broadcast)’이라고 표현하는 데 대해 “대북 방송은 사실을 왜곡시키거나 부풀리는 게 아니라 사실에 기반을 둔 만큼 선전(propaganda)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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