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사모펀드(PEF)를 새 주인으로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영국 테스코그룹과 매각 주관사 HSBC증권이 실시한 본입찰에서 MBK파트너스, 칼라일그룹,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KKR 컨소시엄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MBK는 국민연금 등과 제휴했고 칼라일도 싱가포르투자청을 파트너로 골랐다.
테스코는 인수제안서를 검토한 후 이르면 이번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테스코가 지난해 사상 최악인 64억 파운드(약 10조원)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만큼 홈플러스 매각을 연내에 완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140개, 기업형슈퍼마켓(SSM) 376개, 편의점 220개를 보유한 유통 대기업이다. 테스코는 쇼트 리스트 선정 당시 6조7000억원을 최저 금액으로 고려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높은 가격을 희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칼라일이 매입 가격으로 40억 파운드(약 6조5500억원)를 제시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매각가가 7조원을 넘길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실사 결과 홈플러스가 알짜 점포를 매각해 자산가치가 떨어졌고, 소매 영업 환경 역시 좋지 않아 본입찰에서 제시한 가격이 낮아졌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홈플러스는 2012년 8월 서울 영등포점을 시작으로 모두 8곳의 점포와 1개 물류센터를 매각했다. 최근 들어 원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평가 절하되면서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도 테스코 입장에선 불리하다.
양측의 가격차가 클 경우 테스코는 본입찰 이후 가격 경쟁을 붙이는 경매 호가 입찰을 선택할 수도 있다. ‘쪼개 팔기’를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오리온 등 국내 기업이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매각을 저지하고 노동자, 중소상인, 시민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완강하게 투쟁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김현길 기자
업계 2위 ‘홈플러스’ 누구 품에 안길까… 이번주 우선협상자 선정
입력 2015-08-25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