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KEB하나행장에 함영주 내정… 商高 출신 영업통, 자산1위 은행장에

입력 2015-08-25 02:53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하나·외환 통합은행장에 함영주(59·사진) 하나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하나금융은 24일 통합추진위원회와 그룹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통합은행장에 함 부행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이사회도 마무리돼 오는 9월 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하는 절차만 남게 됐다.

임추위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KEB하나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 증대에 가장 큰 주안점을 뒀다”며 “조직 내 두터운 신망과 소통능력을 가진 함 후보가 시너지를 증대시킬 적임자”라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함 내정자는 충남 논산에 있는 강경상고 출신으로 행원에서 은행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80년 서울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서울은행 수지지점장을 거쳐 하나은행으로 통합된 이후에는 가계영업추진부장, 남부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한 ‘영업통’이다. 2013년부터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대표(부행장)를 맡았다. ‘지역사랑통장’을 출시하고 ‘1인 1통장 및 1사 1통장 갖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지역밀착형 영업으로 주목받았다. 향후 통합 KEB하나은행에서도 ‘강한 영업력’에 역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에 들어온 후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영업에 특화된 이력을 쌓으며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외환은행 노조와의 껄끄러운 상황을 감안한 임추위가 서울은행 출신인 함 부행장 내정으로 ‘중간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임추위는 그동안 함 내정자를 포함해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 3명을 대상으로 심의 절차를 진행해 왔다. 당초 현직 행장들의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갔지만 함 내정자가 합병 존속법인인 외환은행의 새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함 내정자가 통합 KEB하나은행의 수장으로 단독 추천을 받은 것은 외환은행 노조와 극심한 진통을 겪은 뒤 성사된 통합 과정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외환은행장의 경우 통합 논의과정에서 노조와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점이 약점으로 거론됐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함 내정자가 통합의 정신을 잘 지키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