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내를 위한 7.2㎞ 해바라기 길… 남편이 생전 아내의 소원 실현

입력 2015-08-25 02:15
남편 돈 재키시가 생전의 아내와 해바라기 꽃밭에서 입을 맞추고 있다. 굿뉴스네트워크

바베트 재키시는 꽃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특히 해바라기를 좋아했다. 지난해 11월 암 투병 끝에 그녀가 66세로 세상을 떠나자 남편 돈 재키시(65)는 지난 6월 400에이커(1.62㎢)에 그녀를 생각하며 해바라기를 심었다.

돈은 “아내는 외모뿐 아니라 내면도 아름다웠다”고 추모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중서부 오클레어를 가로지르는 85번 고속도로 양편은 요즘 해바라기 꽃으로 황금물결이라며 미 NBC방송이 재키시 부부의 러브스토리를 23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해바라기 꽃밭은 4.5마일(7.2㎞)에 이른다. 2006년 바베트가 다발성 골수종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은 뒤 부부는 그들의 농장 근처 수백 에이커에 해바라기를 심었다. 돈은 “아내가 당시 해바라기 씨를 팔아 일부 수익금을 암 연구기관에 기부하면 어떠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7일 바베트가 세상을 떠나자 돈과 딸 화이트는 그녀의 꿈을 실현시키기로 결심했다. 바베트를 좋아했던 이웃 농장 4곳은 임차료는 되는 대로 달라며 땅을 내줬다.

이 꽃밭에서 수확한 해바라기씨는 ‘바베트의 희망의 씨앗’이라는 상표로 곧 판매될 예정이다. 해바라기 씨 봉투에는 바베트의 이야기를 담은 쪽지가 들어간다. 딸 화이트는 “우리는 이 해바라기 꽃밭이 ‘사랑의 진술’이 되기 바란다. 4.5마일에 펼쳐진 해바라기 밭은 광대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그것은 엄마와, 엄마의 인생과 꼭 닮았다”고 말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