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수상관광콜택시(수상택시)가 1년4개월째 묶여있다. 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서울시가 운영권자인 청해진해운에 사업 중단을 요청한 뒤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은 것이다.
24일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 수상택시 승강장은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덩그러니 한강 위를 표류하고 있었다. 승강장을 알리는 약 5m의 푯대는 녹슬어 있었고 입구를 막은 비닐테이프는 찢겨 바람에 펄럭였다. 철제 표시판에는 “현재 운행이 전면 중단돼 접근을 금지한다”고 쓰여 있었다. 서울 시내 승강장 17곳 모두 같은 상황이다.
2007년 서울시와 청해진해운은 한강수상택시 운행에 대한 20년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2009년부터 수상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송파구 잠실에서 강서구 방화지역까지 출퇴근 노선과 관광 노선 등 두 가지로 운영됐다.
청해진해운은 당초 지난 6월 말까지 사업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을 대상으로 사업권과 보유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지만 인수 의사를 밝혔던 대형 여행사와 외국계 자본 등이 모두 손을 떼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설령 인수 절차가 급진전돼 운행이 시작돼도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는 당초 수상택시 운영에 앞서 일일 이용객을 1만9500명으로 예상했지만 수상택시 하루 이용객수는 시행 첫해인 2009년 135명에서 2010년 84명으로 줄었고, 2011년에는 109명, 2012년에는 35명, 2013년에는 47명에 그쳤다.
서울시가 사업 초기 38억원을 투입했고 청해진해운 또한 약 30억원을 이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요 예측이 완전히 빗나가면서 적자만 쌓이게 됐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공원사업과는 “현재 새로운 2∼3개 업체가 인수 의사를 표해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청해진해운이 사업 양도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고 서울시는 양도된 업체에 대해 재승인을 내줄 뿐”이라고 답했다. 본보는 청해진해운에도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기획] 멈춰 선 한강 수상택시, 승강장은 흉물로 전락
입력 2015-08-25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