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B-52 한반도 뜨면 북한은 ‘공포’에 떤다

입력 2015-08-25 02:42
한·미 양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준비 중인 미국 전략무기 가운데 특히 B-52 전략폭격기의 위력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그동안 B-52의 한반도 출현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B-52 전략폭격기는 미국 공군의 태평양 전진기지인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돼 있다. B-52는 한반도 위기 때마다 출격한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76년 판문점 도끼 사건 당시 출격이다. 당시 미군 장교 2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부근에 있는 미루나무를 베려다 북한 군인에게 도끼로 살해당하자 분노한 미국은 B-52를 출격시켰다. 핵무기를 실은 B-52 폭격기가 전속력으로 북상하는 위협 비행을 감행했다. 결국 김일성 주석이 직접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최근에도 B-52가 한반도에 출격했다. B-52는 지난해 2월 전북 직도에서 폭격훈련을 한 바 있다. 2013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며 남북 간 위기가 고조됐을 때도 한·미는 키 리졸브(KR), 독수리(FE) 연습 훈련에서 B-52를 세 차례 이상 출격시켰다.

북한은 B-52가 한반도 주변에 출현할 때마다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미군이 지난해 2월 B-52를 서해 상공에 출격시켜 훈련비행을 하자 북한은 미국이 대북 ‘핵 타격 연습’을 했다며 극렬하게 반발했다. 당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실무 접촉이 진행 중이었다는 점을 들어 “상봉 행사 참가자 대다수가 (6·25전쟁 때) 미국의 원자탄 공갈에 의해 생이별당한 사람들일진대 언제 떨어질지 모를 미국의 핵폭탄 밑에서 어떻게 마음 편히 혈육의 정을 나눌 수 있으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평화와 안정으로 지향될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노동신문도 지난해 12월 “미국이 올해 북남관계 개선을 가로막으며 대결을 노골적으로 선동했다”며 B-52의 한반도 상공 출격을 대표적 사례로 꼽기도 했다.

북한은 미군 폭격기에 대한 공포가 크다. 6·25전쟁 당시 98대의 B-29 폭격기가 960t의 폭탄을 퍼부으면서 평양을 초토화시켰기 때문이다.

B-52는 1952년 초도비행을 한 이후 60년가량 비행해오고 있다. 생산된 것만 해도 744대에 이른다. 1991년 제1차 이라크전 당시 80여대가 1600여회를 비행하며 2만5000t의 폭탄을 투하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제2차 이라크전에도 투입됐다. ‘폭격기의 제왕’ ‘하늘을 나는 요새’로도 불린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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