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금융시장 쇼크] 中 주가 폭락, 실물경제 반영 못한 결과

입력 2015-08-25 02:38

중국 증시가 끝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당초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상하이종합지수 3500선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바닥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 돼 버렸다. 증시 급락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 등 경기하강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 인해 주가 지수와 경제성장률 간에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퍼지고 있다.

주가 급락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그동안 중국의 주가가 실물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연 7.4%로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지만 반대로 주가는 연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6월 중순부터 폭락장이 연출되자 중국 당국의 각종 부양책으로 진정기미를 보였지만 시장의 신뢰를 얻기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마지막 승부수였던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확대 및 경기부양에 나서며 증시부양을 기대했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1배 수준으로 미국의 S&P500 지수의 19배보다 3배 이상 높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32%나 떨어졌지만 지난 1년을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세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3% 미만의 내국인 중심 시장이고 부실기업 퇴출이 제한되는 등 중국 증시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투매성 폭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실물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8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7.1로 6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은 6월 일시적으로 플러스로 돌아선 듯했지만 7월 다시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을 깨고 1분기와 같은 7.0%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정부의 부양책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인 7% 내외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롄핑 교통은행 수석 연구원은 “부동산 투자가 3분기 들어 안정을 되찾는 한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하반기 이후 가속화되면서 안정적인 중·고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주바오량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부주임은 “디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고 상업은행 부실채권 증가, 주식시장의 변동성 등을 감안할 때 경기하방 압력이 여전히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예금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