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촉즉발 상황에서도 시민들은 침착·의연했다

입력 2015-08-25 00:35 수정 2015-08-25 09:23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시민들은 차분하게 대처하고 있다. 안보불감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예전과 달리 시민의식이 성숙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하겠다. 여기에 군복무 중이거나 제대한 젊은층의 당당한 자세는 보는 이들을 뿌듯하게 만들고 있다.

시민들의 침착한 대응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 따르면 북한의 포격 도발 후인 20∼22일 주요 생필품 판매는 1주일 전인 13∼15일과 비교해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고 한다. 과거 남북 위기 때마다 심심찮게 일어났던 사재기가 이번에는 없었다는 얘기다. 지난 주말 고속도로는 평소 주말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고 영화관에도 많은 시민이 몰렸다. 평소처럼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젊은층의 의연한 태도는 인상적이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육군 병사들이 임무 수행을 위해 전역을 스스로 미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고, 예비역들은 ‘나라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며 남다른 애국심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도발을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의 태도가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셈이다. 이는 남한 병사들이 탈영을 하고 사재기가 만연한다는 등 황당한 보도를 했던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 보도를 보란 듯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이 전쟁 불사 운운하며 한반도 위기를 최대한 높이려는 의도는 뻔하다. 우리 사회의 동요와 국민의 심리적 불안을 부추기려는 속셈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차분했고 당당했다. 민·군의 흔들림 없는 모습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 정책을 밀어붙이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동에 휘둘리지 말고 대치 상황을 주의 깊고 냉철하게 꿰뚫어보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