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번개’ 우사인 볼트(29·자메이카)가 전설을 향해 질주했다. 201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우승, 역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다 금메달을 보유한 선수가 됐다.
볼트는 23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9로 저스틴 게이틀린(33·미국·9초80)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세계선수권에서 9번째 금메달이자, 11번째 메달을 따낸 것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볼트는 세계선수권 금메달 8개로 칼 루이스(54·미국)와 이 부문 공동 1위였다. 하지만 베이징 대회 100m 우승을 차지하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2013년 모스크바 대회 100m에서 우승한 볼트는 2개 대회 연속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볼트는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도 100m 우승을 차지했지만 2011년 대구 대회에선 부정 출발로 실격했다.
볼트는 200m와 400m 계주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2개 종목에서 메달을 추가하면 역대 세계육상선수권 최다 메달 기록에도 접근한다. 남녀 합해 세계선수권 최대 메달리스트는 자메이카 대표로 활약하다 2002년 슬로베니아로 국적을 바꾼 여자 스프린터 멀린 오티다. 오티는 1983년 제1회 헬싱키 세계대회부터 2007년 오사카 세계대회까지 8차례의 세계선수권에 출전, 200m와 400m 계주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7개 등 총 14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볼트는 준결승 1조에서 9초96으로 부진했다. 출발 반응 속도 0.148로 다소 늦었지만, 중반부터 속력을 올리며 1위로 골인했다. 하지만 결승에선 스타트가 좋았다. 반면 게이틀린은 스타트가 늦어 끝내 볼트를 제치지 못했다.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10년 만에 남자 100m 우승을 노린 게이틀린은 레이스를 마친 후 눈물을 흘렸다. 트레이본 브로멜(19·미국)과 안드레 데 그라세(21·캐나다)가 9초92로 결승선을 함께 통과해 공동 3위가 됐다.
중국 스프린터 쑤빙톈(26)은 순수 아시아 선수 중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10초06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남자 마라톤에선 샛별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1993년 독립한 아프리카 북동부에 위치한 에리트레아에서 온 게브레슬라시에 기르메이(20)다. 기르메이는 전날 대회 첫 경기로 펼쳐진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12분28초를 기록, 2위 츠게이 예마네(에티오피아)를 40초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라 이번 대회 첫 금메달리스트의 영광을 안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볼트 천하’… 새로운 신화를 쓰다
입력 2015-08-24 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