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톈진항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0일 만에 또다시 중국에서 화학공장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내 산업안전 규제의 실효성과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인민망 등 중국 언론들은 22일 오후 8시56분(현지시간) 산둥성 쯔보시 헝타이현의 화학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나 1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다고 23일 보도했다. 공장은 룬싱(潤興) 화학공업과기가 운영하는 곳으로 인화 화학물질인 아디포나이트릴을 생산해 왔다.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차 17대, 소방대원 150명이 급히 투입돼 진화 작업에 나서 23일 새벽 1시50분 완전히 진압됐다. 폭발은 공장으로부터 2∼5㎞ 내에 있는 주민이 진동을 느낄 정도로 강력했다. 아디포나이트릴이 열로 분해될 때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전해져 2차 피해도 우려된다.
특히 현지 언론매체들은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의 설치가 법으로 금지되는 거주지역 1㎞ 안에 공장이 들어섰다고 전했다. 톈진항 사고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우리 환경부는 이날 산둥성에서 일어난 화학공장 폭발 사고로 화학물질이 대기를 통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사고 지점에는 25일까지 북풍이 불 것으로 예측됐다”면서 “풍향 등 기상 상황을 고려할 때 오염물질의 국내 유입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형 폭발 사고가 난 중국 톈진 위험물 적재창고의 안전 평가를 한 컨설팅 업체가 규정 위반 가능성을 알고도 정부 기준에 부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중국 컨설팅 회사인 중빈하이성이 폭발 사고가 난 루이하이 국제물류의 물류창고가 거주지역으로부터 970m, 고속도로로부터 310m 거리에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안전 평가를 승인했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청년보는 톈진소방국 산하 톈진소방연구소가 중빈하이성 지분을 일부 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톈진항 판박이’… 中 화학공장서 또 폭발사고
입력 2015-08-24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