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종종 있는 9월, 가을인가 아닌가

입력 2015-08-24 02:02
아침저녁 시원한 바람이 분다는 처서(處暑)인 23일 코스모스가 핀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서영희 기자
많은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며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여름이 끝나가고 있는 건 확실한데, 가을은 언제 시작되는 것일까.

기상청은 9월부터 가을이 시작되는 것으로 본다. 공식적으로는 계절을 3개월 단위로 끊어 구분하고 있다. 6∼8월을 여름, 9∼11월을 가을로 본다. 매년 계절이 시작되는 날짜가 달라지지 않도록 해 혼동을 줄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9월 초·중순에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는 날이 종종 있음을 감안하면 이 구분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전통적으로는 24절기로 계절을 구분했다.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을 각 계절의 시작으로 봤다. 그러나 올 입추(지난 8일)에 낮 최고기온은 33도까지 치솟은 곳이 많았다.

기상학계에서는 이병설 박사가 1976년 발표한 ‘우리나라 자연계절에 따른 연구’의 구분을 따르고 있다. 일평균기온과 일최저기온, 일최고기온을 관찰해 일평균기온이 20도 이하인 경우를 가을의 시작으로 본다. 지난해는 평균기온 19.4도를 기록한 9월 29일부터 가을이 시작됐다. 올해도 실질적인 가을은 9월 말에나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특보가 잦아 매우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될 이번 여름은 생각만큼 뜨겁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최근 6년(2010∼2015)간 여름철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를 비교한 결과 올해가 크게 덥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올 7∼8월 폭염일수는 410일, 열대야일수는 220일을 기록했다. 전국 내륙 45개 지점에서 관측한 폭염·열대야일수를 합산한 수치다. 2010년 이후 폭염일수는 4번째, 열대야일수는 5번째로 많았다. 폭염일은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2010년 이후 가장 더웠던 해는 2013년이다. 폭염일수 804일, 열대야일수 713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덜 더웠던 해는 폭염일수 257일을 기록한 2011년과 열대야일수가 145일로 가장 적었던 2014년이다.

이번 여름은 더위가 정점에 이른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2주간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7도 높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9월 이후에도 하루 이틀 정도 폭염일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폭염은 끝났다고 봐도 된다”고 밝혔다.

한편 제15호 태풍 ‘고니’가 한반도와 동해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24일 간접 영향, 25일부터는 직접 영향을 받겠다. 26일까지 제주도·경상도·강원도를 중심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최고 300㎜ 이상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