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北 도발 중단” 한목소리… 속마음 달라 ‘갈등’ 잠복

입력 2015-08-24 02:10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남북 긴장 완화에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며 다시 손을 잡았다. 메르스 사태 이후 두 번째다. 여야는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고위급 회담에 대해 한목소리로 환영했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여당은 북한의 사과에 방점을 두고 있고, 야당은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어 시각차가 적지 않다.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는 22일 ‘2+2 회동’을 갖고 북한에 한반도 긴장을 증폭시키는 일체 도발의 즉각적 중단을 촉구하는 등 초당적 협력에 합의했다. 여야 지도부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당국 간 대화,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하지만 평화적 관리 등을 강조했다. 여야 지도부의 회동 직후 남북 고위급 회담이 발표되자 김 대표는 “좋은 합의가 도출되길 바란다”고 했고, 문 대표는 “우리 당의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이어서 아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야는 23일에도 남북 고위급 회담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아직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이번에 시작된 남북회담은 북한의 도발로 인해 조성된 남북 간 긴장 상황에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천만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최근 고조된 군사적 긴장의 원인은 북한이 자행한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과 포사격 도발이라는 사실”이라면서 “북한은 이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회담을 환영하면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남북이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대화의 물꼬를 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남북 당국은 이번 회담에서 당면한 군사적 긴장 상황을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특히 “남북 당국은 나아가 이번 회담을 역주행한 남북관계를 정상화할 절호의 기회로 살리기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또 당내에 ‘한반도평화안전보장특별위원회’를 설치키로 하고, 위원장에는 박지원 의원을 내정했다.

남북문제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9월 정기국회는 안보·통일 문제가 최대 의제가 되는 ‘안보 국회’가 될 전망이다. 여야 지도부가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이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교섭단체 대표연설, 국정감사, 대정부 질문 등 주요 일정마다 여야의 시각차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