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오바마, 휴가 중에도 한반도 상황 챙겨… 아베, 정세 우려해 지방 별장 체류 취소

입력 2015-08-24 02:09
한반도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남북한 고위급 접촉이 23일 오후 재개되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회담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휴가 중에도 남북한 간의 긴장 상황에 대해 계속 보고받았다고 백악관 관리가 출입기자들에게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사태 추이를 보고받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는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21일 이번 사태에 대한 논평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려고 하고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북한의 위협적 언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긴박해진 한반도 정세를 감안해 지방 별장 체류 계획을 취소했다. 아베 총리는 도쿄에 머물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응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별장행을 취소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외신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긴장을 높였다가 적시에 푸는 북한 특유의 ‘벼랑 끝 전술’에 미숙해 포격 사태를 둘러싼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AP통신은 김일성·김정일의 경우 “위협과 도발을 한계점까지 끌고 가면서도 파열하지 않도록 관리하며 양보와 원조를 따내는 위험한 게임을 능숙하게 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제1비서는 조부, 부친과 같은 능숙함이나 경험이 부족하고 정부와 군의 고위 인사들을 마구 숙청한 터라 조언자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CNN방송과 뉴욕타임스, AFP통신 등 전 세계 언론들은 남북한 고위급 첫 접촉 소식과 23일 재개된 회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은 한국에 대해 군사행동을 예고하는 한편 대화를 모색하는 강온 양면 작전을 폈다”며 “박근혜정권의 대응을 잘못 예측해 긴장을 고조시켰던 북한이 출구를 모색 중이라는 분석이 한국 정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