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22일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중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을 방문했다고 일본과 러시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날 현지 청년교육포럼에서 “육지에서부터 오호츠크해로 연결된 대륙붕까지 국경을 확장한다”며 “쿠릴 열도 개발계획으로 이곳(이투룹)의 모든 것이 완벽히 현대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23일에는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쿠릴 열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향하는 관문”이라면서 “러시아 정부는 쿠릴 열도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대통령 시절인 2010년 11월과 총리 재직 중이던 2012년 7월 쿠릴 4개 섬의 하나인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를 방문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반발했다. 하지메 하야시 일본 외무성 유럽국장은 22일 주일 러시아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방문은 북방영토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부정하고 일본인들의 감정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이달 말로 일정을 조율해온 모스크바 방문을 백지화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기시다 외무상의 방러 일정이 애초 정해지지 않은 것이라 연기가 불가능하다며 기시다 외무상이 이날 러시아대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항의서한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일본은 쿠릴 열도의 이투룹,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4개 섬의 영유권을 두고 갈등해 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영토분쟁 쿠릴섬 방문… 일본 정부, 러시아에 항의
입력 2015-08-24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