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패트릭의 ‘켈트 전도법’ 아시나요 “청소년 전도, 논리보다 감성 자극해야”

입력 2015-08-24 00:11
협성대 황병배 교수

“효과적인 청소년 전도를 위해서는 친밀한 관계형성을 기반으로 음악이나 이야기, 상징 등 그들의 심성을 자극하는 매개를 통해 복음을 전달해야 합니다.”

22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에서 열린 한국선교신학회 제4차 정기학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협성대 황병배(사진) 교수는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성 패트릭(386∼461)의 ‘켈트 전도법’을 기초로 한 청소년 전도전략을 제시했다.

황 교수는 “켈트 기독교는 5∼12세기 아일랜드와 북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등지에서 수도원적 삶을 추구하고 성인들 사이의 우정을 강조한 결속력이 강했던 공동체”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일랜드 켈트족의 기독교 부흥을 이끌었던 패트릭은 일방적인 복음 선포를 지양하고 사람들과 친분을 쌓고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 뒤 복음을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패트릭은 단어와 명제, 관념적 신학을 강조한 로마식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을 사랑하며 시와 노래, 상징을 즐겼던 켈트족의 심성에 맞게 복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대표적인 예로 하나의 잎이 작은 세 장의 잎사귀로 나뉜 토끼풀을 통해 ‘삼위일체’의 개념을 설명했다”며 “당시 논리적이고 분석적 사고에 익숙했던 로마인들은 삼위일체의 개념을 매우 어렵게 생각한 반면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켈트인들은 이러한 설명을 쉽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패트릭의 전도방법이 청소년 전도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10대 크리스천 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가 관계전도를 통해 교회에 나오게 됐다고 답했으며 82%가 노방전도에 비해 관계전도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면서 “청소년 전도에 관계형성이 선행돼야 함을 보여 준 결과”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포스트모던 문화에 동화돼 있는 청소년 세대는 기독교를 포함한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어떤 개념을 직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이해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독교 진리를 논리적으로만 이해시키려 한다면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모던 세대는 경험을 중시하고, 켈트인들처럼 음악과 드라마 이야기 체험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를 매개로 복음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패트릭은 당시 야만인으로 치부되던 켈트족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삶에 들어가 성공적으로 복음을 전했다”며 “한국교회는 특별히 가정과 학교의 보호를 받지 못해 낙오된 청소년들을 돌보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