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남자 마라톤에 샛별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1993년 독립한 아프리카 북동부 에리트레아에서 온 약관의 게브레슬라시에 기르메이(20)다.
기르메이는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첫날 첫 경기로 펼쳐진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12분28초를 기록, 2위 츠게이 예마네(에티오피아)를 40초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베이징의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 펼쳐진 레이스에서 기르메이는 우승후보들을 모두 따돌리고 대회 마라톤 부문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따내며 조국 에리트레아에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첫 메달을 선사했다.
2013년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국제무대에 등장한 기르메이는 1만m와 하프마라톤을 거쳐 2014년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도전했다. 2014년 10월 첫 출전한 미국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9분08초를 기록한 기르메이는 올해 4월 함부르크 마라톤대회에서 2시간7분47초를 기록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건각들이 모두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그를 우승 후보로 꼽은 이는 없었다.
지난 대회(2013년) 우승자 스티븐 키프로티치(우간다)는 2시간14분43초로 6위에 그쳤고, 마라톤 강국 케냐 선수들은 단 한 명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기르메이는 “어떤 말로도 지금 기분을 설명할 수 없다”며 “부모님께서는 내가 공부 잘하는 학생이길 원하셨다. 그러나 나는 육상이 좋았고 결국 우리나라에 대회 첫 금메달을 선물하는 영광스런 자리에 섰다”고 감격해했다.
한편 한국 마라톤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노시완(23·코오롱)은 2시간32분35초를 기록, 완주한 42명 중 39위에 그쳤다. 북한의 박철은 2시간15분44초로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11위에 올랐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아프리카 小國 20살 마라톤맨 세계를 제패하다…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
입력 2015-08-24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