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및 서부전선 포격 도발 사태를 막후에서 기획한 인물은 이영길 북한군 총참모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군부의 대표적인 대남 초강경파이자 최고위급 인사들이다. 특히 김 총국장은 대남공작 총책이자 천안함 폭침 사건을 주도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총참모장과 김 총국장은 최근 북한 중요행사에 불참하는 등 공개석상에 일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14일 북한이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중앙보고대회에도 불참했고 이튿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행사에도 빠졌다. 지난 4일 벌어진 DMZ 목함지뢰 도발사건 이후의 일이다. 이 총참모장은 군 서열 3위다. 그가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에 김 제1비서와 동행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때도 일각에선 두 사람이 향후 대응 방안을 기획하기 위해 불참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들이 모습을 감춘 시기는 지난 10일 우리 군 당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심리전이 재개된 시점과 맞물려 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도 예정돼 있던 상황이라 남북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컸다.
이들이 20일 포격도발 직후 개최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에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면서 ‘막후 기획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련의 도발 과정을 보면 주도면밀하게 단계적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총참모장과 김 총국장이 실무라인에서 이를 초기 계획하기 위해 모습을 감췄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목함지뢰 도발사건을 기획·실행한 것으로 알려진 ‘대남 전략통’ 김 총국장과 우리의 합참의장 격인 이 총참모장이 5년 만의 ‘준전시상태’ 선포를 전제로 치밀한 계획을 짜놓았다는 분석이다.
한편 김 총국장은 21일 AP통신과의 기자회견을 갖고 “남조선 괴뢰들이 나라의 정세를 위기일발의 폭발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삐라 살포작전과 확성기 방송은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심리전으로, 기필코 값비싼 징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北 ‘추가 도발’ 조짐] 이영길 北 총참모장·김영철 北 정찰총국장이 도발 기획한 듯
입력 2015-08-22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