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불안 등 각종 악재로 휘청대던 국내 금융시장이 북한의 기습 포격이라는 북한발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았다. 21일 코스피는 2년 만에, 원화가치는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면서 패닉 장세가 펼쳐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48포인트(2.01%)나 급락한 1876.07로 장을 마감했다. 1900선이 무너진 것은 7개월 만이며 2013년 8월 23일(1870.16)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국 증시 불안 영향으로 최근 급락세를 보였던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 대비 4.55%나 떨어진 627.05로 종료됐다. 지난 7일(751.49) 이후 불과 열흘(영업일 기준) 만에 125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주가지수와 함께 원화가치도 동시에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9.90원이나 뛰면서 1195.0원에 마감, 12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2011년 9월 26일(1195.8원) 이후 약 3년11개월 만의 최고치(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다.
아시아 주식시장 역시 일제히 블랙프라이데이 국면을 맞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4.2%나 추락했으며 일본 닛케이지수(2.98%), 대만 가권지수(3.02%)도 폭락장세에 합류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가뜩이나 움츠러든 투자심리가 북한의 도발에 꽁꽁 얼어붙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북한발 리스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시퍼렇게 질린 증시… 北 포격에 직격탄 ‘코스피 2%·코스닥 4.5% 추락’
입력 2015-08-22 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