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영향으로 올 2분기 국민들의 씀씀이가 크게 위축됐다. 2분기 기준으로 소득 대비 지출 비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북한 도발, 중국 증시 급락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져 소비가 하반기에 회복될지도 미지수다.
통계청은 ‘2분기 가계동향’에서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7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소득 기준으로도 2.3% 늘었다. 기초연금과 같은 이전소득은 15.2% 증가했다. 근로소득은 1.7% 늘었지만, 2009년 3분기(-0.5%)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었다.
가계 지출은 여전히 부진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28만1000원으로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생존과 직결되는 소비만 늘었을 뿐 그 외 영역 지출은 대부분 줄었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메르스의 영향으로 밖에 나가서 주로 지출하는 오락·문화 지출이 4.4% 감소했고 대중교통, 외식 지출 등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오락·문화 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7.9%)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처분소득 중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71.6%를 기록해,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지난해 2분기보다도 1.7% 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2분기 기준 최저치다.
한편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5분위(최상위 20%) 소득을 1분위(최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분배지표인 ‘5분위 배율’은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4.19배로 줄었다. 소득 1분위의 소득증가율이 9.6%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4개 분위는 1∼3%대였다.세종=윤성민 기자
소득 늘었지만 지갑 안 연다… 평균소비성향 역대 최저치
입력 2015-08-22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