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목함지뢰에 이어 서부전선에서 또 군사적 도발을 해 왔다. 북한군은 20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에 고사포와 직사포로 두 차례 수발을 발사했고, 우리 군은 첫 포격 1시간12분이 지난 오후 5시4분 155㎜ 자주포 30여 발을 대응 사격했다. 북한군이 포격한 곳은 야산 지역이어서 인적·물적 피해는 없었다.
군은 도발 원점을 정확히 찾는 데는 실패했다. 그래서 인근으로 추정되는 군사분계선 북쪽 500m 지점에 자주포로 몇 배를 포격한 것이다. 대포병 레이다 등으로 도발 원점을 찾지 못한 것은 그동안 군이 공언해 왔던 것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 원인이 무엇인지를 즉각 분석하고 보완 조치를 취해야 하겠다. 한 시간을 넘긴 시점에 대응한 것을 놓고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쪽 피해가 없고, 도발 원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좀더 신중을 기하고 확전을 방지한다는 차원의 고민으로 이해된다. 포격을 당한 6군단 지역에 최고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인근 주민 2000여명을 대피시키는 등 군의 후속 대응 조치는 적절했다.
지난 4일의 목함지뢰 도발 때에는 제대로 대응을 못했던 청와대도 오후 6시에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 북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고 군에 만반의 대비 태세를 지시한 것은 국군통수권자로서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뒤 북한은 조준 타격을 하겠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도발은 대북 방송 재개와 관련이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에 포격을 하고, 발사 후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을 보낸 것을 감안하면 의도적인 위협이 확실하다. 또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서한을 통해 대북 방송이 선전포고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에 노력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우리의 대응 수준을 떠보려는 의도가 있는것으로 분석된다.
지뢰 도발 이후 군은 재도발 시 ‘혹독한 대가’를 북한에 경고했다. 이 지침에 따라 군은 추가 도발이 있다면 상황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추가 도발이 어느 지역에서 어떤 형태로 발생할지 쉽게 예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한다면 두려울 게 없다. 국방부·합참의 군 수뇌부와 현지 지휘관들은 강력한 응징만이 북한군 도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대응해주기 바란다. 더불어 한·미동맹의 결연한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유엔 등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포격 도발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군사회담을 제의할 필요가 있다. 응징은 응징이고, 불필요한 긴장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대화는 가져야 한다.
[사설] 그 어떤 북한의 추가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처하라
입력 2015-08-21 0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