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20일 서부전선 포격에 사용한 화기는 14.5㎜ 고사포와 76.2㎜ 직사화기로 추정된다. 76.2㎜ 직사화기는 2010년 연평도 도발 때 122㎜ 방사포와 함께 쓰였으며, 14.5㎜ 고사포는 지난해 10월 대북 전단을 담은 풍선을 향해 발사된 무기다.
북한이 오후 3시53분 첫 도발에 사용한 것은 ‘ZPU-4’ 고사포로 보인다. 14.5㎜ 중기관총 4정을 묶은 형태로, 주 목적은 대공 방어지만 지상 목표물 타격에도 사용해 왔다. 1949년 구소련이 개발한 이래 공산 진영을 중심으로 운용됐다. 6·25전쟁과 베트남전은 물론 1990년 걸프전쟁 때도 쓰였다. 북한 또한 이 고사포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5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처형할 때도 이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12분 두 번째 도발에 사용한 화포는 76.2㎜ 직사포인 ‘ZiS-3’로 추정된다. 역시 소련이 1940년 개발한 무기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됐다. 북한은 또한 6·25전쟁 기간 이 직사포를 대량 운용하기도 했다. 사거리는 약 13㎞로 휴전선 인근 지역에 위협적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155㎜ 자주포로 대응사격을 했으나 구체적인 기종은 밝히지 않았다. 우리 군이 보유한 155㎜ 자주포는 K-9과 K-55 등 두 종류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K-55가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K-55는 미국이 1960년대 개발한 M-109 자주포를 면허 생산한 기종이다. 1986년부터 10년간 1000여대가 생산됐다. K-55는 19년 전 생산이 종료돼 비교적 노후한 기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형인 K-9 자주포로 교체가 이뤄지고 있지만 K-55는 여전히 우리 군에서 가장 많이 운용되는 주력 자주포다. 군은 K-55를 개량한 K-55A1도 생산해 2011년부터 실전 배치하고 있다.
우리 군이 가진 최신 자주포는 K-9이다. 독자 개발한 무기로, 1989년 연구가 시작돼 1999년부터 전력화됐다. 궤도장갑차량에 155㎜ 곡사포를 얹은 형태로, 사거리는 40∼50㎞이며 분당 최대 6발의 사격이 가능해 K-55보다 3배 이상의 화력을 낼 수 있다. 대당 가격이 40억원을 넘는 고가의 무기로, 미국의 M-109A6 팔라딘과 독일의 PzH2000 등 해외 최신 자주포와 동등하거나 우월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군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K-9으로 대응한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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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1 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