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톈진항서 맹독물질 550t 사라졌다

입력 2015-08-21 03:23
중국 톈진(天津)항 물류창고 지역에 보관돼온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이 최근의 초대형 폭발사고로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허수산 톈진시 부시장은 전날 톈진항 핵심구역에서 시안화나트륨 150t을 회수해 공장으로 안전하게 운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머지는 폭발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 부시장은 사고가 발생한 물류창고 안에 시안화나트륨이 700t 정도 보관돼 있었다고 언급해 550t이 폭발과 함께 외부로 유출됐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주변의 공기, 수질, 토양 오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사고 현장 주변 곳곳의 토양과 수질이 시안화물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환경보호부 긴급센터 측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경계지역 내 26개 검측지점 중 8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시안화물이 검출됐다”며 “기준치의 최대 356배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또 “경계지역 내 수질은 시안화물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라며 “오염물질이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주변 배출구를 모두 봉쇄했다”고 설명했다.

수질 오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날 톈진시내를 흐르는 하이허(海河) 부근에 대량의 물고기 사체가 떠올라 시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하이허는 폭발 현장에서 6㎞ 떨어져 있다. 당국은 물고기 떼죽음 원인을 조사 중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톈진항 사고와 관련해 “사고 책임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또 “인민·군중의 생명·재산에 대해 강한 책임을 지는 태도로 업무에 철저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사건이 톈진시의 고위층은 물론 현직 최고 지도부에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양둥량 전 안전총국장에 대해 비리 혐의로 조사를 시작한 가운데 양 전 총국장이 톈진시 부시장을 할 때 톈진시 당서기를 했던 인물이 장가오리 부총리란 점에서 그에게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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