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김용권]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이상한 교육철학’

입력 2015-08-21 02:03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전북 학생들은 무슨 죄인가요” “이 분이 도지사라도 하면 전북에 있는 대기업들은 씨를 말리겠네요.”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의 ‘이상한’ 교육철학 때문에 전북 교육계 뿐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김 교육감이 삼성드림클래스 캠프에 학생들이 참가하는 것을 막고, 삼성에 취업하지도 말라고 지시했다는 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삼성은 방학 때마다 중학생들을 초청해 ‘삼성드림클래스 캠프’를 열어왔는데, 김 교육감 지시 탓에 전북지역 학생들은 지난 겨울방학과 이번 여름방학에 아무도 참가할 수 없었다.

도교육청은 “김 교육감의 교육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다. 김 교육감은 도의회에서 “(이는) 삼성이 기업 이미지를 학생들에게 각인하려는 사업”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에게선 삼성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이 느껴진다. 그러나 자신이 삼성에 반감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의식까지 지배하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월권이다.

김 교육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기 고백’을 한 내용은 더욱 가관이다.

그는 “전북교육청은 3년 전부터 관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에 전북지역의 학생들을 취직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해놨다”고 공개했다. 입을 다물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선 삼성에 입사한다고 하면 대부분 축하하고 부러워하는 게 일반적이다. 또 기업이 어떤 이유로든 사회공헌을 하는 것은 적극 권장할 일이다. 자신의 반감을 진리인 것 처럼 어린 학생들에게 주입시키고 학생들의 진로를 방해하면 교육감으로서 자격을 의심받게 된다.

김 교육감은 그동안 정부의 교육 정책에 사사건건 맞서면서 ‘불통 교육감’으로 불려왔다. 그의 고집스런 행보에 전북 사람들의 참을성은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 뒤를 돌아볼 때다. 김용권 사회2부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