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쇼크’의 여진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약세가 지속됐다. 코스피는 나흘째 하락해 1910선으로 주저앉았고, 전날 4%대 급락한 코스닥은 장중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다 2%대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83포인트(1.28%) 내린 1914.55로 마감했다. 1910선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외국인투자자가 294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팔자’는 11거래일째 지속됐다.
코스닥지수는 13.84포인트(2.06%) 내린 656.71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다 막판 개인투자자들의 투매로 가파른 하락세로 마감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증시 폭락의 충격(차이나쇼크)이 계속 우리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이 시중에 1200억 위안(22조824억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투자 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3%대 급락세로 마감했다. 전날 국제 유가가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유가도 중국발(發) 수요 감소 우려 때문에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어 중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재료다.
전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록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으로 해석돼 9월 금리 인상 전망이 다소 약화됐다. 하지만 이는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중국 관련 악재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금융시장 리스크는 확대될 여지가 크다”며 “중국 증시의 버팀목(통화완화)이 사라져 추가 조정을 받게 되면 주변 신흥국 금융시장도 함께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가 185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지선으로 1850선을 제시했다. 그는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최근 10년간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 중인 코스피의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는 1881이지만, 신흥시장 펀드의 자금유출 지속으로 인한 외국인 순매도와 국내 투자자의 로스컷(손절매) 등 수급 불안에 따른 일시적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도 여전히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매도가 추가 매물을 불러오는 상황이라 지금은 중소형주의 리스크를 관리할 때”라며 코스닥 지지선으로 620선을 제시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코스피 1910선 추락… 차이나쇼크 여진
입력 2015-08-21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