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남고 무슬림 돌아가라”… 슬로바키아의 난민 선별 논란

입력 2015-08-21 02:09
날마다 밀려드는 난민 문제로 유럽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슬로바키아가 시리아 난민 가운데 크리스천 난민만 수용하고 무슬림 난민 수용은 거부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이반 메티크 슬로바키아 내무부 대변인이 “우리는 무슬림 난민들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도 유럽연합(EU)이 처한 난민 문제 해결에 협력하고 싶지만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없는 슬로바키아에서 무슬림들이 어떻게 융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종교 차별 논란이 일자 메티크 대변인은 “차별이 아니라 슬로바키아 사회의 응집력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지중해를 넘어 EU 국가로 넘어온 난민이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유럽 난민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이기적이라는 비판이다.

게다가 슬로바키아는 지난달 EU 국가들이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있는 3만2000명의 난민을 재정착시키기로 합의할 때도 극히 적은 숫자인 200명만 수용하기로 했었다.

앞서 유엔난민기구(UNHCR)는 유럽 각국에 시리아 난민에 대해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포용적인 대처를 요구했지만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난민의 운명이 돈과 국적, 종교 등에 따라 확연히 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내전 발발 이전 이뤄진 조사에서 시리아 국민 중 크리스천은 10% 수준에 불과했다고 BBC는 전했다.

EU 집행위원회의 아니카 브레이드타르 대변인은 슬로바키아 정부의 이런 태도에 대한 직접적 논평은 피하면서도 “EU 국가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차별을 금지한다”고 꼬집었다.

이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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