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드리아노의 ‘코리안 드림’… K리그 챌린지 득점왕 이어 클래식 득점왕?

입력 2015-08-21 02:36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아드리아노(28·171㎝·FC 서울·사진)가 ‘코리안 드림’을 이뤄 가고 있다.

아드리아노는 20일 현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9경기에 출전해 10골을 터뜨려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중국으로 떠난 득점 선두 에두(전 전북)와의 격차는 1골에 불과하다. 아드리아노가 사실상 선두인 셈이다. 지난 시즌 챌린지(2부 리그) 득점왕에 오른 아드리아노는 이번 시즌엔 클래식 득점왕 타이틀마저 거머쥘 기세다. 지난달 이적시장 막바지에 아드리아노를 영입한 최용수 서울 감독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울은 ‘아드리아노 효과’로 최근 3연승을 내달리며 5위로 올라섰다.

아드리아노는 지난 1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멀티 골(2골)을 터뜨려 서울의 4대 2 승리를 이끌었다.

아드리아노는 “몇 골까지 넣겠다고 목표를 잡아 놓진 않았다”며 “오로지 골을 더 많이 넣는다는 생각이다. 올해도 득점왕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드리아노는 지난해 3월 대전 시티즌(당시 2부 리그)에 입단했을 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저니맨(자주 팀을 옮겨 다니는 선수)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2005년 EC 바이아(브라질)에서 데뷔한 이후 8번이나 팀을 옮겼다.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중국 슈퍼리그 다롄스더에서 활약할 당시 리그 34경기에서 7골에 그쳤다.

하지만 아드리아노는 대전에 와서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32경기에 나서 27골을 몰아쳐 대전의 승격을 이끌었다. 당시 아드리아노는 외국인선수답지 않은 매너로 호평을 받았다. 골을 넣은 후엔 동료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악수를 청하는 ‘인사 세리머니’는 인상적이었다. 그는 동료들의 도움 덕분에 한국에서 전성기를 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시즌 전반기 아드리아노는 대전에서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서울로 이적해 박주영(30)과 투톱을 이루더니 2경기 연속 골을 쏟아냈다. 아드리아노는 유럽에서 활약했던 박주영을 형처럼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스피드가 빠르고 위치 선정 능력이 뛰어난 둘이 동반 출격하면 상대 수비수들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20일 구리 GS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드리아노가 매 경기 좋은 모습 보이는데 그 이면엔 (박)주영이의 희생, 전체 선수들의 투톱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