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방중 발표] 한·일 정상 베이징 회동 여부에 시선 집중

입력 2015-08-21 02:56

다음달 3일 열리는 중국의 70주년 전승절에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이 확정되면서 한·중 정상회담 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얼굴) 일본 총리와의 양자 접촉이 이뤄질지에도 국내외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건은 아베 총리의 전승절 참석 여부다. 일본 측은 아직 그의 방중을 최종 확정짓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중·일 화해 무드로 미뤄보면 방중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중국 정부는 박 대통령과 함께 아베 총리도 이 행사에 공식 초청해둔 상태다. 중국을 방문하더라도 아베 총리는 대일(對日)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행사의 성격상 열병식이 열리는 3일을 제외한 다른 날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에 이어 아베 총리 또한 방중을 확정한다면 자연스럽게 한·일 정상 간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일 정상 간 접촉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아베 총리의 참석을 전제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만 답했다.

한·일 정상이 베이징에서 만난다면 2년 이상 냉각됐던 양국 관계가 정상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탄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베 담화’ 발표 이후 ‘과거’보다는 ‘미래’에 방점을 찍었던 박 대통령의 광복절 70주년 경축사 맥락과도 연결될 수 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거의 같은 시기에 집권한 이후 단 한 차례도 양자 정상회담을 갖지 못했다. 과거사와 영토 문제를 놓고 대립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3월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진지하게 대화한 적이 있다. 나머지는 각종 다자외교 무대에서 잠깐 얼굴을 맞댔을 뿐이다.

만약 ‘베이징 한·일 정상회동’이 성사되면 미국은 크게 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한·일이 관계 개선에 나서주길 강력히 주문해 왔다. 중국의 전승기념 행사에 한·일 정상이 참석하면 한·미·일 삼각 안보동맹이 이완될 것이라는 우려도 접을 확률이 높다. 되레 중국에서 한·일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