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및 반파시즘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전승절)’의 핵심 이벤트는 기념식 직후 천안문광장에서 열리는 열병식이다. 중국은 1949년 이후 국경절(10월 1일) 때 14차례 열병식을 했으며, 국경절이 아닌 전승절 열병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열병식은 미국과 함께 세계 주요 2개국(G2)인 중국이 경제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미국에 대적할 만한 힘을 가졌음을 전 세계에 확인시키는 게 주목적이다. 이 같은 군사력 과시는 현재 중국이 남중국해·동중국해에서 미국, 일본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군사굴기(軍事堀起·군사적으로 우뚝 선다)’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가 들어선 이후 추진해 온 대외정책인 ‘대국굴기(대국으로 우뚝 선다)’도 거의 완성 단계로 접어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당초 이 열병식을 설명하기 위해 20일 오전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으나 회견은 이날 오전 갑자기 취소됐다. 중국 정부는 취소 이유를 따로 밝히지는 않았다. 중국 정부가 그만큼 열병식을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내외신과 외교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를 종합해보면 중국은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DF)-31B를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시험발사에 성공해 실전 배치를 앞둔 둥펑-31B의 사거리는 1만1200㎞로 미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사거리 1만4000∼1만5000㎞인 차세대 ICBM 둥펑-41이 나올 것이란 얘기도 있다.
중국 신경보는 신형 전략폭격기 훙(轟)-6, 젠(殲)-10, 젠-11B 등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 쿵징(空警)-2000, 쿵징-200, 해군 함재기인 젠-15, 젠쿵(殲空)-7, 최신 헬기 즈(直)-9, 즈-10, 즈-11 등도 열병식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열병식 동원 병력 규모도 관심거리다. 중국은 건국 60주년 국경절인 2009년 10월 1일 진행한 열병식에 8000여명의 중국군을 동원했지만 올해는 1만명을 넘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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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1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