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지난 17일 방콕 도심의 에라완 힌두교 사원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용의자의 몽타주(사진)를 배포하고 현상금을 내걸었다. 경찰은 용의자가 외국인일 것으로 추정했으며 최소 두 명의 공범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9일(현지시간) 태국 경찰이 폭탄 테러 용의자를 수배하면서 100만 바트(약 3325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고 보도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용의자에게 “숨어 사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며 자수를 권유했다.
용의자의 몽타주는 CCTV에 찍힌 화면과 용의자를 현장에 태워다 준 것으로 보이는 택시 기사 카셈 푹수완(47)의 기억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푹수완은 용의자에 대해 “일반 관광객과 다를 바 없이 평온해 보였고 전혀 서두르는 기색이 없었다”면서 “휴대전화로 통화할 때 생소한 언어를 구사했다”고 미국 CNN방송에 말했다.
용의자는 덥수룩한 검은 머리에 검은색 테 안경을 쓴 젊은 남성으로 에라완 사원 근처 벤치에 앉아 있다가 폭발이 일어나기 15분 전쯤 등에 메고 있던 검은색 배낭을 의자에 내려놓고 사라졌다. 경찰은 이 가방 안에 있던 폭탄이 터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테러의 배후로 위구르족 지지 단체, 반군부 세력인 ‘레드셔츠’, 남부 이슬람분리주의자,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태국은 제삼국으로 가기 위해 자국에 불법 입국한 위구르족 109명을 지난달 중국으로 강제 송환했다.
20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테러는 태국을 여행 중인 수백만 외국인 여행객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태국에 가려던 국내 여행객들의 여행 취소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방콕 테러 용의자 외국인 추정
입력 2015-08-20 0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