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시장은 지난 6월 중순 시작된 1차 조정에 이어 2차 조정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당분간 조정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성장 둔화 우려와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에 증시 폭락까지 더해진 중국 악재로 인해 우리나라 증시도 상승 모멘텀을 잃고 부진의 늪에 빠졌다.
전날 6.15% 폭락한 상하이종합지수는 19일에는 상승(1.23%) 마감했으나 장중 5% 넘게 떨어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증시의 상승 추세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기대가 미약한 상황으로 보인다. 정부의 부양책에 기대서 올랐던 증시가 정부의 개입 강도가 약해지면서 급격히 상승 탄력을 잃고 있다. 무엇보다 지수를 억누르는 근본적인 요인은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는 것이다.
중국은 제조업·수출 부진에 이어 버팀목이던 소비 시장마저 흔들리고 있다. 7월 중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이에 대해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부터 단행된 가격 인하 속에 나타난 판매 급감이어서 가볍게 볼 수 없다”며 “중국 경기 연착륙을 지탱해온 안전판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에 중국 증시의 조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오는 10월을 중요한 시점으로 판단했다. 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되찾으려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와 실물지표의 회복이 필요한데, 중국 최대 소비 시즌(9∼10월)과 10월 초 18기 5중전회(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거치면서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 대한 현지 전문가들의 견해가 낙관론에서 보수적 스탠스로 바뀌었다”며 “특히 개인투자자의 시장 신뢰 상실과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을 수반한 박스권(3500∼4200선)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에 대한 저가 매수보다는 매도와 리스크 관리를 권한다. 김경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커지는 변수들(경기둔화·자본유출·금리상승)에 대비해 저가 매수보다는 방어적인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금리 인상 이슈에 중국 악재가 추가되면서 국내 증시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중소형주가 직격탄을 맞아 코스닥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중이다. 한 달 새 110포인트 이상 빠졌다. 이날도 장중 7% 가까이 폭락하다 4.18% 내린 상태로 마감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받던 성장주에 대한 경계 심리가 커져 코스닥이 하락 추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조정 국면도 길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불안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코스닥시장을 견인하던 기관의 매도 강화는 수급 불균형을 불러와 지수 하락을 가속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도 “모멘텀 부재 국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 심리는 더 위축되고 있다”며 지수의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차이나 쇼크] 中 증시 당분간 조정 지속… 10월이 분수령
입력 2015-08-20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