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황당한 코레일… 막차 중단 하루뒤 알려

입력 2015-08-20 02:09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A씨는 지난 17일 저녁 약속 때문에 서울에 올라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서울 약속이 있을 때면 늘 이용하던 대전행 KTX 막차(밤 11시30분 출발)를 타기 위해 11시15분쯤 서울역 창구를 찾았으나 돌아온 답변은 ‘막차 운행이 중지됐다’는 것이었다.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항의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필 다음날 오전 일정이 있어 반드시 내려가야 했던 A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택시를 타고 세종까지 가느라 10만원이 넘는 돈을 길바닥에 버려야 했다.

막차가 사라진 이유가 터무니없지는 않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수도권 고속철도 건설 공사와 관련해 경부고속철도 연결구간(광명∼천안아산)에 고속분기기(分岐器)를 설치하는 야간 공사가 진행되는데 안전성 확보를 위해 공사기간 동안 KTX 중지가 필요했다고 한다.

문제는 가뜩이나 대안 찾기도 힘든 마지막 열차 운행이 중단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잘 공지됐느냐다.

코레일은 이와 관련,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역에서 오후 11시30분 출발해 대전역에 다음날 0시41분 도착하는 KTX 막차 운행을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9월 7일부터 10일까지 총 8일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막차 운행 중단을 시작한 다음날에야 ‘뒷북 홍보’를 한 셈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19일 “전국의 모든 KTX 역사와 코레일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공사기간 막차가 중단된다는 사실을 계속 공지해 왔고 정기권 이용자들에게도 문자 안내를 했다”면서도 “언론 홍보 측면에서는 늦은 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