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억 유로(약 112조7400억원) 규모의 3차 구제금융안에 대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들의 의회 승인 과정을 거치고 있는 그리스가 국가기간산업 민영화를 시작했다. 특히 그리스 주요 공항의 운영권이 독일로 넘어가는 등 ‘눈물의 떨이 행사’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19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가 자국 유명 휴양지인 크레타 섬 등을 포함한 14개 지역의 공항운영권을 독일 프라포트AG로 넘기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프라포트AG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등 세계 13개 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 공항운영사로 향후 20년간 그리스 14개 공항을 운영하게 된다.
12억3000만 유로(약 1조6125억원) 규모의 이번 계약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이끄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권의 첫 민영화 사례다. 공항 민영화 계약은 안토니오 사마라스 전 총리 시절 체결됐지만 치프라스 정권은 이를 보류하고 국제 채권단의 민영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텔레그래프 등은 “독일 의회의 구제금융안 승인 절차를 앞두고 현실을 깨달은 치프라스 총리가 결국 굴복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스페인과 에스토니아 등이 그리스 3차 구제금융에 대해 의회의 승인을 얻은 상태다.
그리스는 6월 말부터 시행 중이던 자본통제조치도 일부 완화했다. 그리스인들은 한 달에 500유로(약 65만원)까지 해외로 송금할 수 있으며 해외에 유학 중인 학생들의 생활비 명목으로 분기당 8000유로(약 1048만원)까지도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일련의 조치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달 만에 ‘CC’에서 ‘CCC’로 상향 조정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빚쟁이 독일, 그리스 공항운영권 챙겼다
입력 2015-08-20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