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실물경제도 초비상… 한국 2분기 성장률 저조한데 중국發 불안까지 본격화

입력 2015-08-20 02:56
중국의 증시 불안 상황이 한국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위안화 절하와 주가 폭락이 중국경기 둔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특히 2분기 성장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저조한 상황에서 중국발 불안이 본격화된 3분기 이후 성장률 둔화가 가시화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위안화 절하, 증시불안에 국내 수출 타격 우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의 수출경쟁력 강화가 목적이기 때문에 우리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통화절하→중국 수출 증가→한국 중간재 수출 증가라는 단순한 공식에 근거한 발언이다. 하지만 우리 수출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이는 장밋빛 전망이라는 지적이 다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의 국내수출 파급영향’ 보고서에서 “원·위안 환율이 5% 하락할 경우 국내 총 수출은 약 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 중국 수출 상품의 가격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져 한·중 경합 업종을 중심으로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소재·부품 등 중간재 자급률을 향상시키고 있어 위안화 절하가 우리의 중간재 대중 수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위안화 절하, 그 이후’라는 보고서에서 “위안화 절하가 중국 내수 소비 침체, 중국 업체 수출 경쟁력 제고로 연결되면서 대부분 국내 업종에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불안 지속되면 한국 성장률 2.8% 달성도 쉽지 않아=골드만삭스, 바클레이스 등 국제 금융투자기관 15곳은 올해 중국 성장률이 7%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이 맞는다면 이는 1990년 3.8% 이후 25년 만에 최저치가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한국 성장률이 최대 0.17% 포인트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이미 한국은 올 들어 다른 나라보다도 성장이 정체되는 등 경기활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다.

세계 금융시장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 분기 대비)은 0.3%였다. 인근 중국(1.70%) 대만(1.59%)뿐만 아니라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불거진 인도네시아(3.78%) 말레이시아(2.60%)도 한국의 성장을 뛰어넘었다. 심지어 재정위기를 겪은 그리스(0.8%) 스페인(1.0%) 포르투갈(0.4%) 등 남유럽 국가들에도 성장세가 뒤처졌다.

이런 가운데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성장률 2.8%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경기부양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의 반등효과로 하반기 성장률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일시적 요인”이라며 “중국 경제가 계속 흔들릴 경우 성장 하방압력이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