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가전제품이나 폐차를 앞두고 있는 자동차, 버려지는 옷 등을 수거해 쓸모 있는 곳에 이용하는 재활용 산업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환경부가 가전제품 제조사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해 2012년부터 추진 중인 ‘대형 폐가전제품 무상 방문수거 사업’은 국민들의 호응 속에 해마다 성과가 커지고 있다. 2012년 서울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해 2013년 전국 광역시를 거친 뒤, 지난해 전국으로 확대된 이 서비스는 전화 한 통이면 전담 수거반이 가정을 방문해 폐가전제품을 무상으로 수거한다. 기존에는 대형 폐가전을 배출하려면 배출스티커(수수료 3000∼1만5000원)를 부착해 수거지점까지 직접 운반해야 했다.
회수된 폐가전제품은 각 지역의 재활용센터로 보내져 품목별로 단계적 파쇄, 자력선별 등의 공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철 구리 등은 비중 및 입자크기에 따라 전자업계에서 다시 원료로 사용한다.
19일 환경부에 따르면 2012년 1556t에 불과했던 폐가전 수거 실적은 2013년 6601t까지 늘었고, 지난해 1만5557t으로 급증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의 재활용률은 85∼90%에 달한다. 연도별 경제적 효과는 2012년 22억원에서 2014년 225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자동차 폐차도 재활용에 포인트가 맞춰지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 자동차 재활용시설을 구축한 인선모터스는 지난해 7월 경기도 일산 식사동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자동차 자원순환센터’를 준공했다. 자원순환센터는 폐자동차 해체센터와 중고부품 물류센터, 리빌드(폐차재건) 센터 등 자동차 재활용에 필요한 공정을 갖추고 있다. 폐자동차 해체센터는 유리 분리 장치, 액상류 회수장치 등 특허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1일 100대의 자동차가 정밀 해체된다. 인선모터스 관계자는 “해체센터를 거치면 폐차의 98%가 재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체 과정에서 나오는 중고 부품은 중고부품 물류센터에 적치된다. 모든 중고 부품은 QR코드를 활용한 이력관리, 3단계 성능검사를 통해 부품의 품질을 철저히 보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신부품의 50% 수준으로 부품을 구입할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해마다 소각되는 의류를 재활용해 지적 장애우들의 일자리 창출과 독립 디자이너들의 시장 진출을 돕는 지속가능한 패션 ‘RE;CODE(래;코드)’를 2012년 론칭했다. 시즌에 생산된 의류는 신제품으로 판매되다가 이월상품이 되면 상설할인 매장 등을 통해 판매되며, 3년차 재고들은 소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번도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해 새 제품임에도 브랜드 관리를 위해 소각되는 제품들은 연간 4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버려지는 옷을 재활용하는 것이 바로 ‘래;코드’이다.
업계 관계자는 “폐자원을 재활용하면 환경을 보호할 수 있고, 소비자들도 각종 처리비용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기획] 망가진 냉장고·헌 옷·폐차까지 뜯어보면 버릴 게 없다!… 쑥쑥 크는 재활용 산업
입력 2015-08-20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