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삼성페이 20일 출격… “범용성 앞세워 애플페이 먹어치울 것”

입력 2015-08-19 02:13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요 카드사들과 업무 제휴 협약식을 가졌다. 삼성전자와 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NH농협·BC·하나·우리 카드, 씨티은행 관계자들이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20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가 갖지 못한 범용성을 확보, 간편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경제지 비스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삼성페이가 애플페이를 제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삼성페이의 성공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유는 범용성이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채택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보유한 루프페이를 지난 2월 인수했다. MST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신용카드 사용처에서 별도의 장비 업그레이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결제기에 긁으면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때 카드 정보가 결제기에 입력돼 결제가 진행된다. MST 기술은 스마트폰에 똑같은 형태의 자기장을 발생시켜 신용카드와 같은 방식으로 결제가 된다.

매장 입장에선 별도의 장비 추가 없이 삼성페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범용성을 확보한 것이다. 또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의 방식인 근거리무선통신(NFC)도 사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간편결제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선 결제를 쉽게 하고 광범위하게 사용 가능해야 한다”면서 “삼성페이는 어디서 사용했는지에 대해 따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삼성페이는 국내에서 지난달부터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사용률이 40%로 나타났다.

얼마나 많은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느냐는 간편결제 확산과 직결되는 문제다. NFC 결제만 지원하는 애플페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률이 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인포스카우트와 결제·상거래 시스템 전문매체 PYMNTS는 애플페이 사용률이 올해 3월 15.1%에서 6월에는 13.1%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다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 15%에서 19%로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인포스카우트 자레드 쉬리버 최고경영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6를 구매하지만, 애플페이를 사용하거나 혹은 시도하는 사람들의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7일 국내 10대 카드사와 삼성페이 확산을 위한 업무 제휴 협약식을 열었다. 대부분의 국내 카드사가 참여하는 상황이라 삼성페이가 국내에서 안착할 가능성은 높다. 우리은행은 삼성페이를 이용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서비스도 제공한다. 출금은 하루 50만원으로 제한된다. 삼성전자는 20일부터 갤럭시 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가 판매되면 삼성페이도 함께 주목받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카드 사용 문화 자체가 삼성페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미국은 카드를 결제할 때 소비자가 직접 카드를 긁는다. 사용자가 신용카드 대신 삼성페이로 결제하는 데 걸림돌이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삼성페이는 미국에서 다음 달 28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