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선행 배트맨’ 미국 사업가 교통사고로 숨져… 레니 로빈슨, 어린이에게 가방·책 등 선물해와

미국에서 14년 동안 영화 속 영웅 ‘배트맨’ 복장을 하고 아픈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선행을 하던 사업가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29번 도로의 배트맨’으로 불려 온 레니 로빈슨(51)이 전날 밤 메릴랜드주 헤이거스타운의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전했다.

29번 도로는 워싱턴DC 북부와 볼티모어 서부를 연결하는 도로다.

청소회사를 운영하던 로빈슨은 2001년부터 매달 병원을 찾아 투병 중인 어린이들에게 배트맨 모자, 가방, 책 등을 선물하는 등 매년 2만5000달러(약 3000만원)가량을 들여 아이들을 격려했다. 2007년부터는 사업체를 매각하고 아이들을 위한 배트맨 활동을 자신의 주업으로 삼았다.

그러다 지난 2012년 29번 도로에서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되는 바람에 세상에 행적이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람보르기니 승용차도 배트맨의 차량인 ‘배트모빌’로 꾸미고 번호판 자리에는 배트맨 로고를 붙였다. 로빈슨이 배트맨 복장으로 차에서 내려 경찰에 인사하는 장면이 경찰 블랙박스에 녹화됐고 이 영상이 소개되면서 그는 유명해졌다.

주 경찰은 로빈슨이 배트모빌을 운전하던 중 차가 멈춰 엔진을 살펴보러 차량 앞쪽으로 향했다가 뒤에서 오던 다른 승용차가 로빈슨의 차량을 들이받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