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광폭 경영 행보’… 사면복권 이후 매일 출근하며 산적한 경영 현안 직접 챙겨

입력 2015-08-19 02:10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18일 카이스트 나노종합기술원 9층에 위치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내부 시설을 둘러본 후 입주 업체 직원으로부터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지난 14일 사면복권된 직후부터 4일 동안 매일 출근하며 경영 현안을 챙긴 최 회장은 18일 첫 현장 방문지로 SK가 후원하는 대전과 세종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았다. LG그룹이 지원하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도 방문했다. 다른 그룹이 후원하는 혁신센터를 방문한 CEO는 최 회장이 처음이다. 전국에 산재한 각 센터들의 특·장점을 벤치마킹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보자는 취지다. 최 회장은 혁신센터 방문에 앞서 오전 8시쯤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도 조문하는 등 적극적인 대외활동으로 공식적으로 경영에 복귀했음을 알렸다.

최 회장은 대전과 세종시에 있는 창조센터를 방문해 스타트업 대표들과 격의 없는 소통 시간을 가졌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전센터 확대 개소 때 ‘창조경제의 성과가 조기에 나올 수 있도록 SK가 갖고 있는 전 역량을 다해 추진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오전 대전센터를 찾은 최 회장은 입주 벤처기업 사무실을 찾아 각 업체들이 보유한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일부 업체의 시연장면을 지켜본 최 회장은 “다음 번 목표가 무엇인가” “사업 모델 특징이 뭔가” “기술은 좋은데 사업모델로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최 회장은 이어 인큐베이팅을 받고 ‘졸업’을 앞둔 벤처기업 대표들과 도시락 오찬을 곁들이며 90여분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오후에는 세종센터를 찾아 창조마을 시범사업의 성과와 향후 운영 계획을 점검했다. 세종센터는 지난해 10월 시작한 창조마을 시범사업의 성과를 발전시켜 농촌형 창조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SK는 대전과 세종에서 진행되는 ‘쌍끌이 창조경제’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도록 그룹이 보유한 특허 기술 공유를 확대하고, 에너지·화학·반도체 기술을 벤처기업의 사업화 모델에 이식하는 활동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최 회장은 또 ‘고용 디딤돌’과 ‘청년 비상’ 등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이 대전·세종센터와 연계해 창조경제 활성화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경영공백기 동안 구상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계에서 최 회장께 거는 기대를 잘 알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와병 중이고, 정몽구 현대차·구본무 LG 회장이 고령에 대외적으로 잘 나서지 않는 성품임을 감안할 때 최 회장이 재계의 대표격으로 대외적인 활동을 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