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페라리 부부’ 탈세 의혹 세무조사

입력 2015-08-19 02:43
대당 3억원이 넘는 고가 외제차로 고의 사고를 낸 부부가 세무조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세무당국은 뚜렷한 직업도 없고 재력가 집안 출신도 아닌 이들 부부가 어떻게 수억원 대에 달하는 ‘슈퍼카’를 소유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남편 박모(37)씨는 중고차 매매상에게서 돈을 빌려 자동차를 산 뒤, 담보 명목으로 명의를 매매상에게 넘겼다고 진술했다. 세무 당국은 박씨가 재산세를 적게 내거나 사업에 실패했을 경우 압류 등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자동차 명의를 다른 사람 이름으로 등록했는지를 의심하고 있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18일 “이들 부부가 뚜렷한 소득 없이 고가 외제차를 몰았다는 점에서 탈세 의혹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현재로선 본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기보다는 탈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증거 수집 차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세무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 부부의 탈세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씨 아내 이모(28)씨는 지난 6월 13일 오전 4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역 사거리에서 자신이 몰던 벤틀리 승용차로 신호 대기 중이던 페라리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페라리는 남편 박씨가 몰고 있었다. 박씨의 외도를 의심하던 이씨는 술을 마시고 차를 몰고 나갔다 우연히 남편 차를 발견하고 홧김에 들이받았다고 진술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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