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1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6주기를 맞아 ‘DJ 리더십’ 계승을 다짐했다. 대북정책 등에서 현 정부와의 차이점을 부각시키는 한편 호남 등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켜 제1야당의 ‘적통’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모식에는 새정치연합 인사뿐 아니라 야권 내 신당파와 여권 인사 등 정치권이 총출동했다.
문재인 대표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만약 김 전 대통령이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정치·이념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나라가 됐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역사는 김 전 대통령을 통일의 문을 여는 대통령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특히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대북정책과 동북아 외교에서 우리의 입장을 갖고 주도적으로 문을 열어 나갔던 분”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장 부족한 점이 바로 그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광복 70주년에도 남북관계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들어 현 정부를 비판한 셈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이날 “우리 당의 정신적·사상적 지주”(이종걸 원내대표) “민주주의 발전과 남북관계 진전을 유훈으로 새기겠다”(김성수 대변인) 등 김 전 대통령을 기리는 헌사가 이어졌다. 문 대표와 당 지도부는 오후에는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새정치연합의 이런 행보는 자신들이 야당의 적통을 잇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을 중심으로 신당·분당설 등 야권 내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정통 야당임을 강조하는 전략인 셈이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창당 60주년 기념사업'을 진행하는 등 부쩍 제1야당의 적통을 강조하고 있다. 추모식에는 새정치연합 지도부뿐 아니라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 야권 내 신당파도 참석해 미묘한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유족 대표로 나선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은 “아버님께서는 우리 민족의 장래와 화합, 평화통일을 위해서 평생을 바치셨다”며 “제2, 제3의 김대중 대통령이 속히 나와 주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정 의장은 추도사에서 “대한민국 정치인 가운데 김대중만큼 용기 있는 지도자는 많지 않았다”고 했고,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굴의 의지로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만드신 큰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임성수 고승혁 기자 joylss@kmib.co.kr
野 ‘DJ 6주기’ 총출동… “우린 달라” 호남 민심 잡고 ‘적통’ 강조
입력 2015-08-19 02:05